https://www.etoday.co.kr/news/view/2047350

시대전환 당원분들 중에 문화관광이나 농림식품 쪽 전문가가 얼마나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문화관광체육부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라고 한다는 '훈령'을 내렸습니다.

매우매우 뒤늦기는 했습니다만... 잘된일이고...

하지만 일의 앞뒤와 내용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공무원들 정말 이걸 일이라고 하고 있는건지...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중국의 김치 원조 논란... 어떻게 보셨나요?

당연히 중국놈들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셨겠지요?

글쎄요... K-FOOD 홍보 일을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중국도 나쁘지만,

안일하게 일한 우리 관료들이 참 갑갑하게 느껴지고,

이런 이슈를 만들어서 불필요한 반중정서를 끌어올린 정치인들과 언론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왜냐하면요... 그동안 농림수산식품부와 문화관광체육부가 중국에서 한국 음식을 부르는 규정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1.음식명은 재료명, 맛, 조리법, 형태 중 특징적인 요소를 드러내어 간결하게 번역한다

2.음식명이 한자어인 경우 한자역으로 번역하되 한자역이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
중국에서 통용되는 표현으로 번역한다

3.순우리말 음식명은 대응어가 있으면 중국에서 통용되는 표현으로 번역하고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의미, 기원 등을 살려 번역한다

4.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는 그대로 인정한다

5.재료가 두 가지 이상 쓰인 경우 국문 명칭의 재료명 열거 순서에 따라 번역한다

6.한국의 고유문화와 관련이 있어 문화의 전통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앞에 ‘韩国-’혹은 ‘韩式-’를 붙여서 번역할 수 있다.

즉, 김치와 유사한 절임음식인 '파오차이'가 중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부르는 것이 대한민국이 정한 규정인 것입니다.

당연히 중국 소비자들은 김치를 '한국식 파오차이'로 인식하게 되고,

'파오차이? 그거 중국 음식인데? 파오차이가 한국으로 건너가서 한국식 파오차이 된거 아냐?' 라고 충분히 생각할 근거를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김치는 김치고, 파오차이는 파오차이인데, 다만 너네 중국사람들 이해하기 편하고 부르기 좋으라고 그냥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불렀던 거야 라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우리 스스로 정해 놓은 네이밍 규정 자체가 얼마나 스스로의 문화에 대한 열등감의 발현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태국음식 똠양꼼 다들 잘 아실껍니다.

아무도 똠양꼼이 어떤 뜻인지 모릅니다. 그냥 그이름과 그 음식을 매칭하는 것이지요.

스시도 그냥 스시라고 하지, 우리가 '생선회밥' 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스파게티도 마찬가지고 피자 햄버거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김치 원조 논란이 불붙으면서 서둘러 김치를 '신치'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바꿔쓰자는 훈령을 내렸습니다.

'신치'는 2014년 공모해서 만든 김치의 중국식 이름인데, 시장에서는 '네이밍이 너무 후지다'는 평가를 받아 크게 활용되지 못한 이름입니다.

중국은 코카콜라를 '가구가락'이라는 한자이름으로 표현할 정도로 고유명사에 대한 중국식 네이밍이 무척 중요한 나라입니다. '신치'는 그런 중국 네이밍 중 그다지 잘 된 케이스는 아니라는 거지요.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그냥 그걸 쓰라고 훈령을 이번에 반포한 것입니다.

그런데요... 그 훈령에 전혀 고민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걸리... 중국에서 쌀로만든 술이라고 미주라고 불리웁니다. 중국 전통 미주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막걸리를 부를때는 한국식 미주라고 부르거나, 혹은 '마커리'라는 중국식 이름을 가끔 부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막걸리 업체마다 '마커리'의 표기가 다릅니다. 농림수산식품부나 막걸리협회는 이걸 통일시키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우리한테는 길거리 음식이지만 세계적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K-Food가 바로 떡볶이 입니다. 중국이름은 '차오니엔까오'입니다. 볶은떡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친가지로 중국에도 떡이 있고, 우리와 같은 떡볶이는 아니지만 떢을 볶아서 만든 요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요리들 모두 '차오니엔까오'입니다. 자 떢볶이는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까요?

이뿐 아닙니다. 김밥, 불고기, 냉면, 된장지께... 널리고 널린 K-FOOD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정부 스스로 언제든 이거 원래 중국 것인데? 하고 우기면 할 말이 없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번에 반포된 훈령은 고작 김치를 신치로 바꿔부른다는 언발에 오줌누기 식의 대응입니다.

제생각은 이렇습니다.

현행 규정은 비빔밥, 김치, 된장찌게 등 유명한건 원음 그대로, 유명하지 않은 건 재료와 요리방법을 설명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유명한 '된장찌게'는 소리나는대로 영문표기를 하지만 안유명한 동태찌게는 "동태를 넣어 맴게 끓인 스튜"이런식으로 풀어쓰도록 되어있습니다. 말이 안되죠...

K-FOOD의 작명은 모두 원음 그대로 해야 합니다.

동태찌게도 DONGTEA ZZIGAE(로마자 표기가 규정에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이런 식으로 쓰고 괄호안에 어떻게 한 요리인지 주석을 달아주는 것이 맞습니다.

중국어로도 "明太鱼火锅=명태로 끊인 찌게"라고 쓰지말고, 재료는 중국어로 표현하더라도 찌게는 찌게를 나타내는 중국어 이름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새로 지은 이름을 홍보하는데는 더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었다고, 계속 그렇게 가려 하는 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방법이 아닙니다.

K-FOOD에 대한 외국어 표기법에 대한 유관부서의 안일한 대응으로 외교적 마찰만 커지고,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게 되는 점은 모두 국가의 더 큰 '비용'이고 국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파오차이' 아니고 '신치' 입니다"…김치 중국어 표기 논란 끝낸다
(이미지투데이)최근 김치가 중국 음식 ‘파오차이(泡菜)’로 잘못 번역돼 논란이 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김치의 중국어 번역·표기를 ‘신치(辛奇)’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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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마루

한식의 고유명사화 전략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의원실에서 잘 다듬어서 중국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국회에 제시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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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86

저도 이이야기 예전부터 계속했습니다.

스시는 어딜가도스시 왜 이단순한걸 못지키고 어설프게 영문화시키는지. 피쉬라이스라고 할까요 왜 막걸리가 라이스 와인이 되야하는건가요. 라이스케이크가 왜떡인가요. 진짜 짜증납니다. 외국인발음이어렵든말든 그런걸 왜신경써서 음식고유이름을 바꾸는건지.

방탄이 왜 세계적인가요 세계어딜가서도 한국어노래를 부르니깐요.

미국진출한답시고 영어노래 노리고 만든 그룹들 다 어디갔습니까 폭망했죠.

외국인들이 발음을 하든말든 떡볶이는 떡볶이고 막걸리는 막걸리. 제발 이 단순한 것좀 파악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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